1. 취업준비에 지쳐 도망치듯 고향에 온 '윤이'가 만난 어릴 적 친구 '동구'와의 말랑한 분위기!
2.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 자신감이 없던 유년시절을 보낸 '윤이'가 아버지의
호통에도 불구하고 '윤이'가 인생의 승부수를 던지는 그 사과를 막 쪼갠듯한 아삭한 순간의 장면!
3. 그냥 이쁘고 평화로운 시골 배경을 담은 지역영화가 아니다! 보통의 흔한 '지역영화'를 만들지 않았던 고라니북스의 대표 김은영, 황영 감독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영화!
영화 [눈을 감고 크게 숨 쉬어]의 이야기
대구에서 활동하던 김은영, 황영 감독의 경북 의성 정착기 프로젝트의 일환인 이 영화! 그런데 이분들 확실히 달라도 다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귀농의 이유가 '하늘이 뻥 뚫려 있어서'라고 한다.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두 감독이 모여서 만들어 낸 영화라서 그런지, 일전에 봐왔던 '지역영화'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그냥 이쁘고 평화로운 배경에 찍어낸 시골 영화가 아니라, 이 영화에 등장하는 '윤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이 인물은 아버지가 '쌔가 빠지게'(경상도 방언 : 혀가 빠지도록 힘들게) 돈벌어서 보내준 학교를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해서 고향에 내려온 인물이다.
아마도 지방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친구 혹은 나의 모습이기에 일단 영화 자체에 내적친밀감이 올라간다!
게다가 초등학교때 친했던 남사친이 있다는 이 환장된장하는 클리셰까지? 맛집이다 맛집이야. 이 남사친의 이름은 자그마치 '동구'. 이 얼마나 이름부터 순한 인성이 드러나는가?
모든 영화에서 주인공이 등장하는 첫 씬은 감독들이 정말 기를 쓰고 임팩트를 주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영화에서 '동구'의 첫 등장은 가히 충격적이다. 이목구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수영장 물 속에서 수영모를 쓰고 나타난 씬이 바로 동구의 첫 등장이다.
'윤이'와 '동구'는 친한 친구로 지내다가 어느날 '윤이'의 어떠한 치부가 들키게 되어 어색해지게 되었는데, 그것은 '윤이'가 평생동안 가지고 가야하지만, 언젠가는 깨야만하는 숙제같은 것이다.
여튼 오랜만에 만나서는 '어른답게 커피나 마시자 우리'라고 되도않는 플러팅을 하고 있는 동구도 사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고향에 내려온 것은 아니다. '무신 사람을 걸레짜듯이 짜가가 일을 시키는 데 아이고 나쁜놈들'이라고 표현되는 회사에서 쉬지도 못하는 과로에 시달려 내려오게 된 것이다. 이것 또한 이 영화가 내적친밀감을 가지게 하는 또 다른 요소!
고향에 내려와 멍이 든 사과를 보면서 '윤이'는 생각했다. 멍이 든 부분만 서걱-하고 잘라내서 먹으면 되는게 사과인데, 내 마음에 든 멍도 그렇게 그 부분만 댕강-잘라서 그냥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말이다.
그럴때마다 답답해지는데, 동구가 알려준다. 눈을 감고 크게 숨을 쉬면 조금은 마음이 피슉-소리를 내면서 작아지고 평온해진다는 것을,
함께한 커뮤니티
✔ 나는 궁금했다. 동구 엄마가 '무신 사람을 걸레짜듯이 짜가가 일을 시키는 데 아이고 나쁜놈들'
이라고 했던 그 기간들이!
✔ 불교 출판사에서 일어난 하드코어 업무일지가 담긴 책 [더 납작 엎드릴게요]!
✔ 읽으며 직장생활에서 내가 다쳐야만했던 그 순간과, 말도 안되는 일에 미안하다고 말하는 그 순간들을 이야기했는데, 꽤나 이 책이 도움이되었고, 재밌었다..! (물론 고라니북스에서 출판했습니다)
✔ 곧 장편 영화로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미리미리 책으로 만나보는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