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마트 직원 싱글맘 지숙이 어느 날 유통기한이 다 와 가는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 어린 남매에게 베푼다고 준 일 하나로, 마트에 민원이 들어오고 친한 동료가 해고 위기에 놓이게 된다.
생활이 걸려있어 초조해하는 노동자와 달리 마치 유통기한이 다 되어 폐기처리를 하는 듯 점장은 해고 결정을 쉽게 내려버린다.
유통기한이 지나면 버려지는 물건들 처럼 사람도 쉽게 쓰이고 버려지는 이 시장 속에서 폐기에 다다른 다음 유통기한은 누구일 것인가?
그리고이 일의 시발점이 된 어린 남매.워킹맘과 살아가는 가정환경속에서어른의 보살핌과가르침속에서사회질서를배우고감정적인 교류를 배워야하는 그 기한을놓친듯 하다.
많은 개인들의 삶의 부분들이 유통기한을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는건 아닐까?
청춘의 유통기한
"과일은 낙과하기 전, 가장 과즙이 많지"
모두가 청춘을 말한다. 마치언제나처럼 충동적이고, 뜨겁고, 활력 넘친다는 듯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소위 직장을 얻고 밥벌이해야 할 이십대 후반인 나이에 꿈이라는 단어를 잉태할 수 있을까? 그 나이에 허튼 짓이나 한다고 눈총을 받기 쉽상이다. 청춘에도유통기한이 있는 걸까?
<낙과>는 청춘의 끝자락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는 한 청년을 조명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아들은 4년 넘게 공무원 시험에 낙방 중이다. 같이 공부하는 후배는 내년이면 나이에 걸려 부사관 지원도 안 된다며 공무원 시험을 포기하려 한다. 그 말을 듣곤 군대 그렇게 욕하더니라고 타박을 주지만, 자신도 어김없이 낙방한 날이고 그렇다할 뾰족한 수는 없다.청춘의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된 그는,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
청춘에는 정말 유통기한이 있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기한을 넘긴 청춘은 초라하게 썩어갈까,아니면 도서관에 핀 살구처럼 무르익어서 성숙한 향기를 낼까?
꿈 꿀 자유의 유통기한
"한번만 양보해주시는 건 어떨까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늦은 나이에 원하는 일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 절로 떠오르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말 꿈 꾸는데는 유통기한이 없는 걸까?
영화 <기대주>에서는 아마추어 수영 대회 선수 선발전에 참가하려 하는 중년 여성 '명자'가 등장한다. 경쟁 상대는 중학생인 지규. 명자는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내고 싶어 하지만, 주위의 시선은 곱지가 않다. 어린 학생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지 않느냐, 한번만 양보해 주시는 건 어떻냐 라는 말까지 듣는다.
<기대주>는 수영 대회라는 무대 위에서 중년 여성에게 욕망은 정말 사치인 걸까? 라고 묻는다. 사실 우리는 꿈과 나이는 무관하다 말하면서도, 꿈 꿀 자격에 유통기한을 매겨놓은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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